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4

3부 http://www.밤킹.com/332660
10.26 사건으로 유신의 시대가 막을 내렸어.
아버지는 이 소식을 들었을때 하늘이 무너지고 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대.
내가 여기서 물어봤어.
유신정권체제하에 온 집안 사람들이 말못할 고초를 겪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기쁘지 않았냐고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어
사람들이 박ㄹ혜를 비난하고 욕하는 거랑, 적성국인 북한의 요원도 아니고 자기 밑에서 일하던 사람에게 테러를 당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이글 읽는 사람중에도 박ㄹ혜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꺼야.
하지만 아무리 싫어도 내일 당장 한밤중에 박ㄱ혜가 국정원장에게 암살당해도 기뻐할 사람이 사람들이있을까? 아마 없을꺼야.
물론 유신의 교육도 한몫했겠지.
감히 저항할수없는 절대권력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왜곡된 경외심이 공존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어.
아무튼 그당시 집안사람들은 이제 형편이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가졌어.
하지만 얼마 후 전두환,노태우를 축으로 신군부인사가 5.17쿠데타를 일으켰어.
그리고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어.
이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테니까 더 언급안할께. 내가 하려는 이야기랑 연결점이 없기도하고.
참고로 장례식장에 모인 어르신들 얘기를 들어보면, 박정희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크게 발전시킨 공이라도 있어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에 대한 평가가 상반되고 있지만
전두환은 그럴 껀덕지가 없어서 대대손손 욕먹을 꺼라고 하시더라.
아무튼 5공시절엔 큰 증조부의 재재재재평가를 통해 집안의 빨간족쇄를 떼낼수는 있었지만 아직 알게모르게 차별이 있었어
(완전히 떨쳐낸건 김영삼때)
큰아버지는 어려운 집안사정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후 곧바로 취업을 했어.
친할머니는 당신의 둘째아들만큼은 대학에 진학하길 원하셨지만 아버지는 서울대입시에 낙방하고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어.
집안사정상 재수는 꿈도 꿀수 없었던거지.
친할머니는 내가 12살때 돌아가셨어.
굉장히 부드럽고 인자하신 분이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건 할머니가 자주 나한테
"내가 니 아버지를 대학에 보냈어야했는데..."라고 말씀하신거야. 물론 어릴땐 뭔소린지 몰랐어.
아버지는 럭키금성(지금의 LG)에 입사해서 회사생활을 시작하게돼. 아버지말로는 그당시 하루종일 일만하면서
동기보다 진급도 빠르고 돈도 더많이 벌었다고하시는데...
참고로 아버지는 군대를 못갔어. 어려운 집안사정+편부모가정+재평가를 받았다지만 알게모르게있었던...
내가 군에 입대할때 굉장히 좋아하셨던걸로 보아 그 점이 마음에 걸리셨나몰라
아버지는 회사에서 6년간 열심히 일하면서 집안사정은 크게 나아졌어. 그런데 이당시 아버지는 더 오를수없는 벽을 느꼈어.
학벌이었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회사를 움직이는 주체는 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의 해왜파 석,박사들이었어.
아버지는 여기선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저 그룹에 낄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뒀어.
물론 회사사람들은 아버지보고 미쳤냐고했지.
나도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일하고 아빠는 아빠대로 열심히 일하면 되는거아니냐라고 물어봤어.
하지만 아버지는 대학을 못 간 순간부터 이제 자기는 '큰사람'이 되기는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셨고
회사에서도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일하면 부장까진 올라가겠지만 딱 거기까지일꺼라고 예감하셨어.
그 당시 박사들은 입사하면 과장으로 시작했다네.
인생이 너무 먹먹했대.
잘나가던 집안은 쫄딱망하고 자기는 결국 한 회사의 어느 부서의 일개부장으로 인생이 결정될 생각을 하니까
그게 그렇게 억울하고 먹먹했다는 거야.
물론 회사를 그만둔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어. 어쨋든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지금 당장은 돈을 잘벌고 있었으니까.
큰아버지도 할머니도 아버지의 뜻을 영 탐탁지 않게 여기셨어.
이때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고 응원했던 사람이 한명 있었어. 바로 내 어머니.
결국 아버지는 1988년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와 서울로 상경했어.
시간순서대로 쓰려했는데 의도치않게 꼬엿네.
아버지가 지금의 어머니를 만나게된것도 참 극적인데 쓰다보니 이렇게 됬네.미안ㅎㅎ
어머니의 집안은 군인집안이었고 아버지의 집안은 빨갱이였던 집안이야.
아마 다음글이 마지막이 될거같아.
이 썰의 시리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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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15.11.27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1 |
2 | 2015.11.27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2 |
3 | 2015.11.28 |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3 (7) |
4 | 2015.11.29 | 현재글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가문의비밀 썰 4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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